나의 세대는 대학 무용과에서 무용을 배운 1세대라 할 수 있다. 그러므로 우리 세대는 무용을 학문으로 예술로 배우면서도 우리 선생님들로부터 안무법이라는 것을 뚜렷이 배우지 못했고, 이를 논한 책도 없었기에 늘 부족함을 느끼면서 배웠고, 또 수십 년간 안무가로 활동하면서도 안무론이라는 것을 집대성하지 못했었기에 그간 작품활동을 하고, 학교에서 강의하면서 체험한, 안무의 이론과 실제를 나의 예술적 삶의 길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나 나름의 안무론, 김복희의 Dance Architecture를 정리해보고자 한다. 나의 경험적 이야기가 안무가가 되려는 후배들의 머리에 쏙 들어가고, 가슴에 와 닿는 방법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. 한국적 현대춤을 만드는 현대무용가, 어떤 생각과 방법으로 춤을 만들었는지, 그것을 통해 조금이라도 무용의 저변 확대 그리고 좋은 작품안무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도 이 책을 쓰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.
옛말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. 모든 일의 시작에는 결심이 필요하다. 그 결심을 하기가 어렵다. 왜냐하면, 잘못 시작하면 이미 그 절반이 잘못되기 때문이다. 그러나 이번에는 작심 하고 무용을 위해, 안무가가 되려는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이 글을 써 보았다.
한 가지 밝혀 둘 것은, 이 나의 춤 집짓기는 내가 평소 타 예술을 보고, 읽고, 느끼고 응용하면서 내 나름대로 생각을 구축했던 것의 정리라는 점이다. 모든 것에 왕도가 없지만, 내가 간 길이 바른길이었다고 확신하면서, 후배 무용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.